순천대 철학과 노형래 교수 발표

 

인공지능에 대한 마음지각은 "착시" 현상일까?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마치 마음을 갖는 존재인 것처럼 대한다. 예컨대, 로봇 개 아이보가 감정을 갖는 진짜 개인 것처럼 대하는 것이다. 이를 인공지능에 대한 마음지각이라 한다. 이와 같은 마음지각은 지향적 자세, 도덕적 피동성 귀속, 그리고 행위자적 도덕성 귀속의 세 가지 하위 유형으로 구분된다. Turkle(2011)은 인공지능에 대한 마음지각은 일종의 진화론적 자동 반응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사람들이 아이보를 진짜 개처럼 대하는 것은 마치 개구리가 움직이는 검고 작은 플라스틱 조각에 반응하여 그것을 향해 혀를 쏘는 것과 유사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터클의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인공지능에 대한 마음지각은 자동 반응에 근거를 둔 비합리적인 행동이 된다. Nass and Moon(2000)도 터클과 유사한 주장을 펼친다. 나스와 문은 사람들이 컴퓨터 프로그램을 마치 사람처럼 대하는 방식에 관한 실험을 진행했다. 그들이 실험 결과를 해석한 바에 의하면, 사람들은 모종의 추론 과정을 통해 컴퓨터 프로그램을 마치 사람처럼 대한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모종의 사회-인지적 기제가 자동 반응한 결과 컴퓨터 프로그램을 마치 사람처럼 대했다는 것이다. 본 발표는 이와 같은 나스와 문의 주장이 잘못되었음을 보이는데 그 목적을 둔다. 본 발표자는 인공지능에 대한 마음지각에 관한 최신 연구를 분석하고, 그러한 분석을 토대로 나스와 문의 실험 결과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한다. 예컨대, Perez-Osorio et al.(2019)에 의하면, 사람들이 인공지능에게 믿음/욕구/감정을 귀속하는 정도는 개별자의 인공지능에 관한 배경 믿음에 따라 달라진다. 인공지능에 관한 개별자의 배경 믿음과 마음지각 사이의 상관관계는 인공지능에 대한 마음지각을 단순한 진화론적 자동 반응으로 설명할 수 없음을 보인다. 즉,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마음을 갖는가에 관한 나름의 판단을 내리고 있으며, 그러한 판단 내용이 실험 결과에 반영된다는 것이다. 나스와 문의 실험은 개별자들의 마음지각 정도의 차이를 측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본 발표자는 나스와 문의 실험이 반드시 인공지능에 대한 마음지각이 자동 반응임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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