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자연주의 철학

(Contemporary Philosophical Naturalism and Its Implications)

 

철학에서 가장 널리 퍼져 있고 지속적인 것 중 하나는, 여러 자연과학과 형이상학, 인식론 마음 등과 같은 철학적 범주들 사이의 관계이다. 『현대 자연주의 철학』은 이러한 쟁점에 관한 독특하고 소중한 저작물 모음이다. 이 책은 그 분야에서 높게 주목받는 전문학자와 함께 신선한 전망을 제시하는 젊은 이론가의 훌륭한 논문 모음집이다. 스스로 자연주의 철학자라고 자칭하는 분들의 들을 (저명하고 도발적인 예외자 한 분을 포함하여) 소집하였으므로, 이 책은 반-자연주의 철학에 대항하며 성장하는 시대 흐름에서 서로 의견을 달리한다는 측면에서 특별하다.

이 책은 4부로 구성되었다. 1부는 자연주의의 형이상학적 함축을 다룬다. 여기에서 두 논자는 근본적으로 다른 전망을 제시한다. 2부는 눈먼 다윈주의 자연선택(blind Darwinian natural selection)에서 이유(reasons)와 전향적 목표(forwardlooking goals)를 조화시키려 시도한다. 3부는 인식론(epistemology)의 문제, 자연종(natural kinds)에서 개념 학습(concept learning)에 이르는 다양한 문제를 다룬다. 마지막 4부는 앞의 세 부를 포괄하며, 각각 인간 마음의 특정한 특징들, 즉 그 독특함, 표상 능력, 그리고 도덕성 등을 다룬다. 이런 방식으로 이 책은 후기-다윈주의 과학적 전망의 중요한 함축을 탐색한다.

 

바나 바쇼(Bana Bashour)는 레바논의 베이루트 아메리칸 대학의 철학과 조교수이다.

한스 D. 뮬러(Hans D. Muller)는 레바논의 베이루트 아메리칸 대학의 철학과 부교수이다.

 

역자서문

 

이 책을 번역하고 함께 공부하는 우리 연구모임은 “뇌신경철학연구회”이다. 이 모임의 이름이 의미하듯, 이 모임은 뇌과학 및 신경과학에 근거해서 철학을 연구한다. 이런 뇌신경철학연구회의 연구 방향은 자연주의 철학 또는 철학적 자연주의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을 번역하며 공부하는 이 작업은 본 연구모임의 방향과 일치한다.

자연주의 철학을 강하게 주장했던 현대 철학자로 하버드의 콰인(Quine)이 유명하다. 그는 “자연화된 인식론(Epistemology Naturalized 1969)”에서 전통적인 철학의 주제, 특히 정당성과 관련된 환원주의가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중심적으로 논증한다. 그런 후 그는, 이제 철학이 그런 가능하지 않은 목표를 버리고, 새로운 연구 방향인 자연주의로 나서자고 제안한다.

전통적으로 철학은 여러 학문의 기초를 확립하려는 목표에서 시작되었다. 그런 만큼, 철학은 학문의 궁극적 물음, “정당성” 및 “규범성”을 묻는 학문이었다. 구체적으로, 학문의 기초를 확립하려는 철학의 목표와 방법은 수학 자체에 대한 탐구에서 나왔다. 그런데 수학자이며 철학자인 괴델이 수학의 “불완전성 이론”(1930, 1931)을 주장함에 따라서, 전통 철학의 목표 자체가 불가능한 목표임이 드러나게 되었다. 그 결과 콰인은 자신이 공부하고 탐색하려던 논리실증주의 철학의 목표 자체를 흔들어 무너뜨렸다.

콰인이 자연주의 철학을 주장한 배경은 이렇다. 전통 철학의 목표와 방법은 한 편으로 수학의 체계와 관련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생물학 및 의학 등의 연구 방법과 관련하여 추진되었다. 이제 수학의 체계에 대한 전통 믿음이 거짓으로 드러났지만, 생물학에서는 다윈의 진화론으로 새로운 철학의 전망을 보여주었다. 그러한 학문의 흐름에 대한 맥락을 잘 이해하는 일부 철학자들은 새로운 철학 전망을 제시하였다. 그것이 미국의 하버드에서 시작된 프래그머티즘(pragmatism)이다. 콰인 역시 그 줄에 서 있다.

이 새로운 철학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은, 확고하고 자명한 진리를 확보한 후 그것으로부터 다른 지식을 추론하고 구성하는, 전통의 탐구 방법을 버려야 한다고 명확히 인식했다. 전통 철학의 관점에서, 철학이 여러 학문의 기초를 확고하게 해줄 수 있으려면, 그 기초를 경험적 및 선험적 방식으로 찾아서, 그것으로부터 다른 모든 지식을 환원적으로 정당화해야 한다는 기대가 있었지만, 프래그머티즘 철학자들은 이제 새로운 철학의 전망에서 그러한 목표와 방법 자체를 철저히 버렸다. 그런 반성으로부터 그들은 여러 학문의 최신 결과를 집결시켜, 어느 철학적 이해 또는 가설이 더 나은 혹은 유용한 것일지를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러한 모색에서 나온 철학이 프래그머티즘의 자연주의 철학이다.

그 새로운 철학적 반성에서 프래그머티즘 철학자들은 전통적 환원주의를 무너뜨렸으며, 그것도 철저히 무너뜨린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런 배경에서, 그들은 여전히 “환원주의”를 주장한다고 말한다. 어떻게 그러한가? 프래그머티즘에서 주장하는 환원주의란 여러 학문 사이의 부합(consilience)을 찾아간다는 의미에서, 엄밀히 말하자면 “이론간 환원주의(intertheoretical reductionism)”를 주장한다. 이것은 데카르트식 환원주의와 아주 다르다. 어떻게 다른가?

데카르트식 환원주의에 따르면, 철학은 자명하여, 부정될 수 없는 진리 명제를 찾아내어, 그것으로부터 다른 지식을 연역함으로써 우리는 영원한 “진리”의 지식체계를 얻을 수 있다고 믿어졌다. 그러나 프래그머티즘은 그러한 진리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본다. 그렇다는 것이 과학의 발달 역사를 보아도 알 수 있으며, 수학과 기하학의 체계에 대한 반성에서도 이미 드러났다. 철학이 그동안 시도해왔던 헛삽질을 멈추려면, 현대 철학자들은 이제 그런 진리가 없다고 명확인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인식에서 프래그머티즘 철학자들은 가용한 지식을 동원하여, 가장 신뢰할만한 “믿음”을 찾아야 한다고 철학 연구의 방향을 설정한다. 퍼스가 처음 말했듯이, 이제 다른 학문 위에 군림하는 “어떤 제1철학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측면에서, 프래그머티즘의 주장하는 경험주의 및 환원주의는 고전적 경험주의나 논리실증주의자가 내세웠던 것들과 구별된다.

여기 이 책에 실린 일부 논문에서 자연주의에 대한 반론들은 논리실증주의 식의 환원주의에 대한 논박을 다룬다. 이것은 철학적으로, 허수아비 논법이다. 정작 공격할 대상은 놔둔 채, 허수아비를 때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독자, 혹은 다른 환원주의 반대의 줄에 선 사람들은 불필요한 오해를 하지 않기 위해, 환원주의를 둘로 나누어 잘 분별할 필요가 있다.

 

[감사의 말]

이 책을 출판하면서 감사의 말을 전해야 할 분들이 있다. 이 번역 작업에 함께 참여하지 않았으나, 그동안 모임에 참석하여 함께 토론해준 회원들, 그리고 특별히 회원이 아니면서도 기꺼이 번역에 참여하고 셀라스 관련 강의를 해주신 김영건 교수에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신경철학”이란 새로운 분야의 철학서 출판을 응원해주는 <철학과현실사>의 전춘호 사장님과 원고를 꼼꼼히 살펴주시는 편집인 김호정 님께도 감사한다. 끝으로, 뇌신경철학 연구모임을 지원하는 <유미과학문화재단>의 김명환 사무국장님, 그리고 송만호 이사장님께 가장 큰 감사를 드린다.

박제윤 jeyounp@hanmail.net

 

※ 앞서 번역 출판한 <생물학이 철학을 어떻게 말하는가?: 자연주의를 위한 새로운 토대>는 뇌신경철학연구회의 연구 1호이며, 이 책 <현대 철학적 자연주의와 그 함축>은 그 2호이다.

 

차례

  • -다윈주의의 자연주의 조망 탐색

- 바나 바쇼, 한스 D. 뮬러

 

1부. 자연화된 형이상학?

2. 마법에서 풀린 자연주의

- 알렉산더 로젠버그

3. 자연주의와 언어적 전회

- 폴 홀위치

 

2부. 자연화된 이유

4. 이유의 진화

- 대니얼 C. 데닛

5. 자연적 목적의 엉킴: 그것이 바로 우리

- 루스 가렛트 밀리컨

 

3부. 자연화된 지식

6. 기술 습득과 개념적 사고: 야생에서 진보해온

- 엘렌 프리드랜드

7. 유명론, 자연주의, 유물론: 셀라스의 비판적 존재론

- 레이 브라시어

8. 자연화하는 종

- 무하마드 알리 칼리디

 

4부. 자연화된 인간 마음

9. 인간의 고유성과 지식의 추구: 자연주의적 설명

- 팀 크레인

10. 자연주의와 지향성

- 한스 D. 뮬러

11. 나는 좋은 동물이 될 수 있을까?: 덕 윤리학에 관한 자연화된 설명

- 바나 바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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