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정보적 목적의미론을 위한 방법론적 논증

2020.03.03 14:34

박제윤 조회 수:763

6. 정보적 목적의미론을 위한 방법론적 논증

The Methodological Argument for Informational

Teleosemantics

 

 

카렌 니앤더 Karen Neander / 박충식 역

 

 

핵심 내용

 

데니스 스탬프(Dennis Stampe 1977)와 프레드 드레츠키(Fred Dretske 1986)는 정신적 내용 지칭(mental reference to content)은 정보-전달 기능(information-carrying functions)에 수반한다고 제안하였다. 그들의 제안은 다음과 같은 주요한 두 논제를 승인한다. (1) 정신적 내용 지칭은 인지 시스템 구성요소의 정상-고유 기능(normal-proper functions)에 근거하며(목적의미론), (2) 정신적 내용 지칭은 인지 시스템에 의해 처리되는 자연적 정보(natural information)에 근거한다(정보의미론). 여기서 나의 목적은 이 두 주제를 지지하는 방법론적 논증을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다(정보적 목적의미론 informational teleosemantics). 그 논증은, 마음과 뇌과학 내의 설명적 개념(explanatory concepts)과 실천(practi- ces)에 관한 특정 주장들에 의존한다는 의미에서, 방법론적이다.

첫째 단원은 방법론적 논증의 핵심 버전을 설명해준다. 이후 단원에서는 여러 전제들을 차례로 각각 논의하고, 그런 후 그 논증이 그 결론을 위해 제공하는 지지의 종류와 정도를 논의하겠다. 거두절미하고, 핵심 버전은 아래와 같다.

 

전제 1: “정상-고유 기능”이란 관념(notion)은, 현재 생리학자와 뇌 생리학자에 의해 제공되는, 신체 및 두뇌의 작동에 대한 다층-구성요소 분석(multilevel componential analyses)(“기능 분석”으로 알려진)에서 주요하다.

전제 2: 두뇌의 정상-고유 기능은 여러 인지 기능을 포함한다.

전제 3: (전제 1에서 언급한) 동일 기능의 관념[즉, 정상-고유 기능이란 관념]은 인지과학자가 제공하는 인지에 대한 기능 분석에서 주요하다.

전제 4: 인지과학의 주류 분야 내의 전제에 따르면, 인지는 정보처리(information processing)를 포함한다.

전제 5: 인지과학 내에 정보처리를 논의하기 위해 포함된 그 (관련) “정보”라는 관념은 “자연적, 사실적 정보”를 가리킨다.

전제 6: 인지과학은 “규범적 관함(normative aboutness)”을, 정상-고유 기능에서 파생되는 규범과, 자연적, 사실적 정보에서 파생되는 “관함(aboutness)”으로 가정한다.

결론: (대략 생각할 수 있는) 몇몇 버전의 정보적 목적의미론은 현재 마음과 뇌과학이 제공하는 인지에 대한 설명으로 지지된다.

 

아마도 스탬프와 드레츠키에 의해 암묵적으로 제안되긴 했지만, 이런 논증은 이제까지 충분히 해명되지 못해왔다. 나는 뒤의 논의에서 이에 대한 이유를 애써 조명해보겠다.

 

전제 1

 

전제 1이 말하는 바에 따르면, 정상-고유 기능이란 관념은 생리학자와 뇌 생리학자가 현재 내놓는 신체와 두뇌의 작동에 대한 다층-구성요소 분석(기능 분석)에서 주요하다. 이것은 현재 생물학자가 제공하는, 살아 있는 시스템의 기능 분석에 대한 기술적(descriptive) 주장이다. 이것은 그 시스템이 제공해야만 하는 기능 분석에 대한 처방적(prescrip- tive) 주장이 아니다. 이것에 대해 여전히 논란이 많지만, 해명되어야 한다는 점만은 논란이 없을 것 같다.

이와 관련하여 언급할 첫째 사항은 이렇다. “정상-고유 기능”이란 관련 관념은 여기에서, 정상 및 비정상으로 기능하는 생물학적 논의에 주요하다고, 명확히 확인된다. 비정상이란, 정상으로 기능하는 시스템의 기능장애(dysfunction), 오작동(malfunction), 손상된 기능(impaired fun- ctioning), 기능적 결함(functional deficits) 등을 말한다. 그래서 전제 1이 그 관념의 어떤 특별한 철학적 분석을 하도록 안내하지는 않는다. 정상-고유 기능에 귀속됨이 어떻게 잘 이해될 수 있는지는 생물학의 철학자들(philosophers of biology) 사이에 논란거리이지만, 전제 1은 이런 논란에서 완전히 벗어난다.

그 관념에 대한 몇 가지 논점이 일반적으로 (정당하게) 받아들여진다. 이러한 “기능”에 대한 의미에서, 한 시스템 내의 하나의 구성요소의 기능이란 단지 그 기능의 효과(결과)가 아니다. 비록 심장이 혈액을 순환시키면서 “쉭~” 하는 소음을 내기도 하며, [그래서] 그 소음이 진단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심장은 혈액순환의 기능을 갖는 것이지, 그런 소리의 기능을 갖지는 않는다. (실현된(token)) 구성요소가 그 기능의 수행에 꼭 필요하지는 않다. 적절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 수 있으며(동물원에서 태어난 영양은 포식자로부터 도망하기 위한 자신의 긴 다리를 사용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으므로), 환경이 협조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잠수부가 심해로 내려갈 때 산소탱크에 산소가 고갈되는 경우 산소를 흡입하지 못하므로). 게다가, 실현된 어느 구성요소가 오작동할 수도 있다. 만약 그 구성요소가 오작동한다면, 그 기능을 수행할 수 없거나, 정상 수준의 효율로 수행하지 못한다(어떤 사람의 췌장은 인슐린 생산 기능을 가짐에도 불구하고, 인슐린을 생산하지 못하거나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양을 생산하지 못할 수도 있으므로). 그리고 예를 들어, 전염병이나 환경재난으로 인한 기능 손상으로 한동안 전체적으로 전형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은 결코 일관성이 없지는 않다. 기능장애가 한동안 전형적일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일부 사람들이 주장하듯이, 비록 통계적 사실들이 어떻게든 포함되더라도) 기능/오작동 사이의 구별은 단순히 전형적/비전형적 구별이 아니다.

스스로 목적의미론의 지지자라고 공언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그러한 기능들이 (거의) “라이트식” 기능(Wright-style functions)이라는 생각을 지지해왔다. 래리 라이트(Larry Wright, 1973)의 독창적 생각에 따르면, 어느 존재(entity)의 기능은 “그것이 왜 있는지” 혹은 “그것의 형태가 왜 그러한지” (가령, 눈의 단속운동(eye saccades)이 왜 있는지, 또는 우리에게 왜 송과선(pineal gland)이 있는지) 등을 설명해주는 무엇이다. 좀 더 정확하게, 스스로 목적의미론 지지자라고 공언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더욱 최근의 (오늘날 저자가 개발한 것과 같은) 원인론(etiological theory)을 채택하는데, 그것은 라이트의 것과 상당히 다르다. 대개 그러한 이론들은 구성요소의 기능을 과거의 선택에 명확히 관련시킨다. 그 핵심적 생각에 따르면, 어떤 항목의 기능은 실행을 위해 선택된 것을 이행하거나, 혹은 실행을 위해 선택된 어떤 유형의 항목(어떤 유형의 선택이 관련되는지에 의존하는)을 이행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정상-고유 기능이란 “선택된 효과(selected effects)”이거나, “선택된 기능(selected functions)”이다. 그리고 언뜻 보기에도, 선택된 기능이란 정상-고유 기능과 동일하게 여겨질 만한 후보라는 것에 모든 사람이 동의할 것이다. 심장은 혈액이 순환하는 소리(쉭~)를 내기 위해 선택된 기능을 갖지 않는다. 실제의 것들은 선택된 기능을 수행할 필요가 없는데, 왜냐하면 적절한 상황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거나, 혹은 현재의 환경이 협조적이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역시 실제의 오작동과 전형적 오작동 모두의 가능성이 있는데, 왜냐하면 선택된 실제 기능은 현재의 성향이 아니라 과거의 성향으로부터 초래된 과거의 선택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정상-고유 기능이 선택된 기능이며 다른 분석을 제공하는지 여부에 대한 몇몇 논쟁이 있긴 하지만, 현재 논점은 정상-고유 기능이 전제 1을 논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즉, 전제 1은 정상-고유 기능의 원인론에 어떤 개입도 하지 않는다.

 
[이하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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